'푸른 수염'의 모티브가 된 전쟁 영웅 '질 드 레' 남작의 비밀
'푸른 수염'은 사실 중세 시대 때 프랑스의 전쟁 영웅을 모티브로 만든 잔혹동화입니다.
원작도 잔인하지만 실화는 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죠.
그럼 동화 '푸른 수염'의 줄거리와 실존 인물이자 연쇄살인마 '질 드 레' 남작의 행적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푸른 수염
푸른 수염 동화책
어느 한마을에 '푸른 수염'이라는 별명을 지닌 돈 많은 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6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내가 모두 실종된 상태로 혼자 살고 있었죠.
그는 다시 결혼을 하기 위해 어느 집의 막내딸에게 청혼을 하고 결국 다시 아내를 얻게 됩니다.
결혼한 후 막내딸은 '푸른 수염'의 거주지인 거대한 성에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막내딸에게 열쇠 꾸러미를 주며 '모든 방은 다 들어가도 좋지만, 지하실에 있는 구석진 방은 열지 말라'라고 당부합니다. 막내딸은 좀 이상했지만 순순히 그 말을 따랐죠.
어느 날, 푸른 수염이 멀리 출타를 나가고 언니가 성에 놀러 오게 됩니다. 열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언니는 동생에게 지하방을 한번 열어보자고 계속 설득했고, 결국 비밀의 작은 문을 열고 맙니다.

푸른 수염과 막내딸
그런데 놀랍게도 그 퀴퀴하고 어두운 지하실에는 지금까지 '푸른 수염'의 실종된 아내들의 시체들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푸줏간의 도살된 돼지가 쇠꼬챙이 갈고리에 꽂혀서 공중에 축 늘어져 있는 것처럼 말이죠.
너무나 놀란 막내딸은 피로 얼룩진 바닥에 열쇠를 그만 떨어뜨리고 맙니다.
처음 아내를 살해하고 지하실에 두었는데, 다음 아내들이 '푸른 수염'의 당부를 무시하고 전부 그 지하방을 엿본 후 똑같이 살해당한 것이었습니다.
얼마 후, 그가 집으로 돌아왔고 아내에게 열쇠 꾸러미를 건네받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지하방의 열쇠에만 피가 묻어 있는 걸 보고 눈치를 채게 되죠.
분노한 그가 막내딸도 죽이려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때 막내딸이 죽기 전에 기도할 시간을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고 그가 허락합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때 막내딸의 오빠들이 성에 도착합니다. 오빠들과 '푸른 수염'은 서로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푸른 수염'은 죽어버리게 되죠.
막내딸은 결국 오빠들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푸른 수염'의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됩니다.

금지된 지하방
질 드 레 남작과 티포주 성의 비밀
질 드 레 남작 (Gilles de Rais)은 1404~ 1440년까지 생존했던 프랑스의 실존 인물입니다. 이 사람은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에서 대단한 공을 세우고 전쟁 영웅으로 추앙되었던 영주였죠.
어릴 때부터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외모 또한 잘 생겨서 주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11살 때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외할아버지 장 드 크라옹 (Fean de Craon)이 후견인이 되면서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죠.
질 드 레의 재산이 탐이 난 외할아버지는 결국 손자의 양육권을 강탈했습니다. 장 드 크라옹은 잔인하고 탐욕스러우며 남색을 즐기는 몹쓸 방탕아였습니다.
이런 할아버지 밑에서 자란 질 드 레의 어린 시절은 참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모든 추악한 면모를 보며 배우고 자랐기 때문이죠.

질 드 레 남작
질 드 레는 십 대 후반부터 백년전쟁에 프랑스 군의 지휘관으로 8년간 복무하게 됩니다. 이때 그 유명한 잔 다르크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지휘관이고 질 드 레는 그 바로 밑의 부관으로 임명되죠.
그는 소년미가 있었던 잔 다르크를 내심 좋아해서 기꺼이 곁에서 지키며 명령에 복종합니다. 하지만 잔 다르크와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었는데, 그녀가 영국군에게 붙잡혀 마녀 화형을 당했기 때문이죠.
그 뒤 질 드 레는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마을에 괴이한 소문이 돕니다. 질 드 레의 티포주 성에 악마가 살고 있고, 소년들을 잡아먹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된 것이죠.
당시에 마을의 소년들이 하나둘씩 실종되고 있었습니다. 부모들은 경찰에게 자식을 찾아달라고 탄원했지만 그때마다 묵살당했습니다.

전쟁터의 잔 다르크
그때 즈음, 평소에 흥청망청 즐기던 그가 부족한 자산을 충당하기 위해 교회 재산을 억지로 강탈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왕의 총애를 받는 전쟁 영웅이라고 할지라도 교회를 모독한다는 건 불경한 죄였죠. 그래서 질 드 레는 경찰에게 체포됐고, 그 덕분에 티포주 성이 처음으로 수색을 당합니다.
그때 질 드 레와 심복 부하 한 명을 빼고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던 지하실의 비밀이 밝혀진 것이죠. 지하실 바닥은 피로 흥건했고, 벽에는 사라진 소년들의 시체가 갈고리에 걸려 매달려 있었습니다.
또한 탁자 위에는 아이들의 잘린 머리 6구가 놓여 있었고, 여기저기에 피 묻은 흉기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의 손에 죽어간 아이들의 수가 무려 3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질 드 레는 결국 화형 당했는데 그때 '자신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지만, 자비심이 많은 신이 용서해 주리라'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후 티포주 성은 왕실의 재산으로 귀속됐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저주받은 티포주 성
푸른 수염의 탄생 배경
질 드 레 남작 이야기는 15세기에 발생했던 가장 충격적인 연쇄 살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질 드 레 남작의 수염이 푸른빛이 돌아서 실제로 별명이 '푸른 수염'이었다고 합니다.
훗날 프랑스의 작가 '샤를르 페로'에 의해 잔혹 동화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죠. 동화 푸른 수염은 기본적으로 '의처증에 의한 연쇄살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런데 실화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건 '질 드 레 남작'이야기뿐만 아니라 '앙리 데지레 랑드뤼'라는 살인범 이야기라는 설도 있습니다.
오래전 프랑스의 '앙리 데지레 랑드뤼'라는 남자가 전쟁 과부들과 일부러 결혼한 후, 그녀들의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죽였다는 이야기이죠. 그 아내들의 수가 무려 11명이나 되었는데 결국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고 합니다.
현대 서양에서 '푸른 수염'이라는 단어가 '변태 막장 남편'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잔인한 역사가 훗날 단어의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한다는 한 예이죠.
흥미로우셨나요, 아니면 무서웠나요? 그럼 원래부터 잔인한 동화 '푸른 수염'과 그에 얽힌 '질 드 레 남작'의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